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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 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영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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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엔드게임> - 끝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영화

오늘의박쥐 2019. 6. 1. 13:33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벌어진 '사태'는 이제 어벤져스가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타노스가 일으킨 재앙은 모든 것을 휩쓸었습니다. 사람들은 슬픔을 극복하고 살아남기도 벅찼으며, 어벤져스를 포함한 슈퍼히어로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벤져스는 이제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타노스가 온 우주를 쓸어버린 탓에, 이제 지구와 어벤져스를 위협할 세력이 남아나지 않은 것입니다. 이제 어벤져스는 잊어버리고 자기 앞가림이나 챙겨도 됩니다.

모두가 실의에 빠진 상황에서, 한 가닥 희망이 주어집니다.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앤트맨이 새로운 정보를 갖고 온 겁니다. 그것은 어벤져스도 타노스도 예상하지 못한 가능성이었습니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도전합니다. 남아있는 모든 정보를 모아서 성공할 확률을 1%라도 더 긁어모으고, 그래도 여전히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모험을 출발합니다.

지금까지 어벤져스는 수호자였습니다. 남들보다 더 강한 힘을 갖고, 자기의 세계를 지키는 전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엔드게임>에서 어벤져스는 모험가가 됩니다. 그들은 돌아올 수 있다는 기약이 없는 여행을 떠납니다.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습니다. 그것은 수호자였을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에는 어벤져스들이 도전하지 않아도 아무도 손해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사악한 외계인이나 로봇들이 침공할 때는 어벤져스가 나서야만 했습니다. 어벤져스가 막지 않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고통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다릅니다. 어벤져스가 나서지 않아도 사람들은 알아서 살아갈 테고, 아무도 어벤져스를 책망하지 않을 것이며,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래도 어벤져스는 도전합니다. 그들이 성공하면 사람들에게 원래의 삶을 돌려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어벤져스는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엔드게임>에서는 이미 일어난 사태를 '수복'하기 위해 일어섭니다. <엔드게임>은 어벤져스가 '싸움'을 위해 있다는 선입견을 깹니다. 지금껏 없던 새로운 여행을 떠난 슈퍼히어로들이 지금까지 쌓아온 것을 발휘하여 목표를 쟁취하는 신선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그들이 얼마나 큰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인지 보여줍니다. <엔드게임>은 제목과 달리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위한 영화입니다. 우리는 아직 더 많은 것을 MCU에서 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