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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수십 명의 슈퍼히어로가 뭉쳐야 하는 대위기를 목도하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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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 수십 명의 슈퍼히어로가 뭉쳐야 하는 대위기를 목도하라

오늘의박쥐 2019. 5. 31. 13:30

<어벤져스>에서 슈퍼히어로는 6명이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나고, 이제 슈퍼히어로는 수십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페이즈 3를 거치면서 새로운 슈퍼히어로들이 떼거리로 등장한 탓입니다. MCU는 그렇게 많은 슈퍼히어로들을 전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등장시켜 함께 싸우게 만들기로 했습니다. 쉽지 않은 도전입니다.

<인피니티 워>는 <어벤져스>보다 비교도 안 되게 규모가 커야 했습니다. 단순히 숫자가 많아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벤져스>에 나온 6명은 토르를 빼고는 전부 미국에 살았습니다. 그들을 불러모을 '실드'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피니티 워>에 나와야 하는 슈퍼히어로들은 쉽게 모일 수 없습니다. '실드'는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소멸했고, 어벤져스 멤버들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분열되어 절반이 도망자가 되었습니다. 새로 등장한 히어로들 중에서 <블랙 팬서>의 와칸다 군대는 아프리카에 있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주인공들은 머나먼 은하계에 있고, <닥터 스트레인지>의 마법사들은 다른 세계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어벤져스>에서는 서로 다른 곳에 있는 6명의 히어로들이 하나의 목적으로 뭉치게 하는 것으로 충분했습니다. <인피니티 워>에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히어로들이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그만큼 거대한 사태가 벌어진다는 뜻입니다.

그만한 대위기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는 관객들에게 '타노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타노스는 시작하자마자 어벤져스의 강자들을 때려눕히며, 자신이 전 우주를 위협에 떨게 할 만한 강자임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타노스의 목적입니다. 그의 목적은 우주에 사는 모든 존재들을 '평등하게' 절반씩 무작위로 죽이는 것입니다. 그것은 두 말 할 것 없이 우주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위협적인 일입니다. 미국에 살든, 스코틀랜드를 떠돌든, 아프리카에 있든, 먼 우주에 있든, 아스가르드에 있든, 멀티버스의 존재들과 싸우고 있든 간에 상관없습니다. 타노스는 상대가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진정한 의미에서 '모든 생명의 적'입니다.

<인피니티 워>는 수십 명의 히어로들의 활약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가 아닙니다. 그 많은 히어로들이 뭉쳐야 할 만큼 거대한 '위기'를 보여주기 위한 영화입니다. 그 위기의 이름이 '타노스'고요.

타노스는 어벤져스의 숙적이며, 그에 얼맞은 능력을 지녔습니다. '어벤져스'는 단순히 강대한 슈퍼히어로들의 모임이 아닙니다. 그들은 각자의 특기를 지녔고, 뛰어난 지혜와 협조성을 지녔으며,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각오가 되어있습니다. 그것이 어벤져스의 힘입니다. 타노스는 그를 전부 상회하는 힘을 지녔습니다. 타노스는 어벤져스들이 각각 지닌 특기를 전부 지니고 있고, 그 특기를 전부 활용할 만한 뛰어난 지혜를 갖고 있으며, 어벤져스보다 훨씬 강력한 부하들과 돈독한 유대를 맺고 있고, 자신의 목숨은 물론이요 사랑하는 이까지 희생할 각오를 갖고 싸움에 임합니다. <인피니티 워>는 그런 타노스의 다양한 장점들을 150분에 걸쳐 차례차례 보여줍니다. 그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을 차례차례 압도하는 광경을 통해 말입니다. <윈터 솔져>와 <시빌 워>를 통해 증명된 루소 형제의 세밀한 액션 묘사 덕분에 관객들은 타노스의 위대함을 손에 잡히듯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인피니티 워>는 원래 2편의 영화로 기획되었습니다. 원래는 '인피니티 워 파트 1'과 '인피니티 워 파트 2'로 발표되었으나, 제작에 들어가면서 전편은 '인피니티 워', 후편은 '엔드게임'으로 정해졌습니다. 그래서 <인피니티 워>는 완결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모든 히어로들이 뭉쳐야 하는 '대위기'를 보여줄 뿐입니다. 그 위기를 불러오는 타노스는 마지막까지 해결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결말에서 유명한 '어떤 행동'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전 우주의 위협'이란 사실을 각인시킵니다. 이렇게 이번 싸움은 <어벤져스>나 <에이지 오브 울트론>처럼 단순한 침공이나 파괴가 아니라, 우주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위기라는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관객들은 '타노스'란 이름의 재난을 보고 압도당하는 동시에, 이 재난을 극복할 속편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대한 기대를 불태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