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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 국가가 적이 된다는 공포 스릴러, 약간의 과대평가 본문

'정의로운 슈퍼히어로 '캡틴 아메리카', 그를 노리를 수수께끼의 암살자 '윈터 솔져'. 두 사람의 숙명적인 대결이 펼쳐진다!' 제목만 보면 그런 영화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만, 실제로는 아닙니다. 캡틴와 윈터 솔져의 대결은 영화에서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왜 제목이 <윈터 솔져>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윈터 솔져>는 <어벤져스>의 후속편이라 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사실상 '어벤져스 1.5편'이나 다름없습니다. <어벤져스>에서 지구 방위를 위한 무력 조직으로 거듭난 '실드'는 전력 강화를 꾀합니다. 그들은 어벤져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욱 강력한 병기들을 만들어내고, 캡틴은 지나치게 강력해진 실드의 힘을 보며 불안감을 느낍니다. 그때 실드의 국장 닉 퓨리가 백주대낮에 워싱턴 D.C. 한복판에서 습격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퓨리를 습격한 범인 '윈터 솔져'와 싸우게 되는 캡틴 아메리카는 이게 단순한 테러가 아니라 실드 내부에 배후 세력을 둔 중대한 사태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윈터 솔져>는 <퍼스트 어벤져>와 <어벤져스>에서 쌓아올린 캡틴의 이야기에 전환점이 됩니다. 앞서 두 영화에서 캡틴은 국가의 이름 아래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 싸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윈터 솔져>에서는 국가가 적이 됩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닉 퓨리는 지나치게 강해진 나머지 국가 입장에서 위험한 인물이 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대장'인 캡틴이 미국에게 배신당한 겁니다.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같이 싸워야 할 동료를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곳은 전쟁터였고, 같이 국가를 위해 싸우려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윈터 솔져>의 배경은 미국의 수도 한복판입니다. 참호도 없고 초연도 없는 번화가가 오히려 더 큰 위기로 다가옵니다. 태연하게 업무를 보고 있는 공무원들, 평화롭게 지내는 시민들, 그들 가운데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윈터 솔져>는 마블 영화 중에서 가장 사실적이고 현대적인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웬만한 스릴러 영화를 우습게 만드는 공포감을 조성합니다. '우리나라에 적이 숨어있다.'라는 공포 말입니다.
국가의 어두운 비밀이 차례차례 드러나는 치밀한 각본, 대낮의 도심을 배경으로 현대의 중화기들이 불을 뿜는 스피디한 액션은 <윈터 솔져>의 공포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킵니다.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국가가 지나치게 강력한 힘을 얻고 시민을 통제하게 되는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관객들에게 무섭도록 실감케 하는 사회비판적인 명작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되는 면도 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훌륭하지만 세밀한 부분에서 어설픈 장면들이 많이 보입니다. 가장 이상한 부분은 '팔콘' 샘 윌슨의 등장입니다. 지금껏 같이 목숨을 걸고 싸운 전우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캡틴은 딱 한 번 만나본 이웃사촌 샘 윌슨을 찾아가서 의지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윌슨은 특수부대 출신의 퇴역 군인이었고, 그래서 캡틴 못지 않은 전투력으로 커다란 힘이 되어줍니다. 말이 안 되는 선택이고, 말이 안 되는 우연입니다.
후반에 퓨리와 캡틴이 실드의 존속 여부를 두고 논쟁하는 장면도 아쉽습니다. 실드에서 불순분자만 색출해내자고 하는 퓨리에게 맞서서 캡틴은 실드 전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조금 전까지 악귀 같은 얼굴을 하며 반대하던 퓨리는 갑자기 캡틴의 말 한 마디에 침묵합니다. <어벤져스>에서 정부 요인들 앞에서도 신념을 꺾지 않고, <윈터 솔져>에서도 직속상관 앞에서 당당히 자기 의견을 내세우던 퓨리다운 행동이 아닙니다. 하물며 퓨리가 근거 없이 억지를 부리고 있느 것도 아닙니다. <어벤져스>에서 외계 침공의 가능성이 증명된 이상, 실드 같은 강력한 무력 집단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것도 쉽게 부정할 수 있는 생각은 아니니까 말입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는 바로 앞의 <토르: 다크 월드>와 장단점이 반대입니다. <다크 월드>는 세부적인 부분은 완성되어 있지만, 이야기를 하나로 묶는 주제의식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윈터 솔져>는 언뜻 상관없어 보이는 이야기들을 엮어서 하나의 주제의식을 도출하는 플롯은 잘 짜여져 있지만, 세부적인 오류들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나마 후속작인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이런 단점들이 보완된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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