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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어벤져스> - 출신, 능력, 가치관이 모두 다른 6명은 어째서 모두 슈퍼히어로가 될 수 있었나? 본문
<어벤져스>가 뭔지는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어벤져스>는 너무 유명해서, 이미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상황입니다. 적어도 제 블로그에 접속하고 계신 여러분 중에서 '<어벤져스>가 뭐냐?'라고 물으실 분은 없을 겁니다.
<어벤져스>하면 다들 떠올릴 장면이 있습니다. 1:52:20 쯤에 나오는 '그 장면'입니다. 어벤져스 멤버들이 한 자리에 뭉쳐서 전장이 된 뉴욕을 주시하는 컷 말입니다. 144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오직 이것을 위해 존재합니다. 여섯 명의 히어로들이 한 자리에 뭉치는 것. 그게 바로 <어벤져스>라는 영화의 존재의의입니다.
그런데 히어로들이 한 자리에 뭉친 영화는 <어벤져스>가 최초가 아닙니다. <엑스맨>도 있고 <인크레더블>도 있습니다. 별로 좋은 예시는 아니지만 <판타스틱 4>도 같은 내용입니다.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슈퍼히어로들이 팀을 이뤄서 함께 싸우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어벤져스>는 앞선 영화들을 능가합니다. 그것은 영화가 액션이 뛰어나서 그럴 수도 있고, 캐릭터들이 훨씬 매력적으로 표현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벤져스>의 가장 중요한 차별점은 콜라보레이션 영화라는 것입니다.
<엑스맨>이나 <인크레더블>, <판타스틱 4>의 슈퍼히어로들은 처음부터 같은 같은 세상에 사는 슈퍼히어로들입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그들이 하나로 힘을 합쳐야 유리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벤져스>의 멤버들은 아닙니다. 그들의 삶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아이언맨은 지구의 현대 기술력으로 싸우는 독고다이 히어로이지만, 캡틴 아메리카는 70년 전의 전쟁터에서 싸우던 군인입니다. 토르는 다른 세계에서 온 천둥의 신이며 지구와 거의 연관이 없습니다. 헐크는 슈퍼히어로보다는 통제할 수 없는 괴물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각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아이언맨> 시리즈,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라는 네 편의 영화는 서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 점 만으로 네 명이 얼마나 연관 없는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조선의 정조는 전부 1800년에 살아있던 인물들이었지만 별다른 접점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서로 다른 4명이 모였다는 사실이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기래 저들이 함께 싸워야 하는 걸까?' <어벤져스>는 그 답으로 '외계인의 침공'을 제시합니다. <어벤져스> 같은 특별한 영화가 내리는 답으로는 좀 단순한 것 같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히어로 6명의 힘을 더한다고 해서 막을 수 있는 규모를 넘어섰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6명이 모인다고 이길 수 있다면 복잡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6명을 모으고 알아서 싸우라고 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사태는 그런 수준을 넘어섰고, 그래서 6명은 단순히 모이는 것이 아니라 팀으로서 힙을 합치고 서로의 특기를 살려 협력해야 합니다.
지금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오늘 처음 만난 5명의 사람들과 144분 안에 팀을 이뤄서 손발을 맞출 수 있겠습니까? 만약 가능하다면 당신은 어벤져스에 들어가도 됩니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어벤져스>는 그래야만 하는 상황을 제시합니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강력하고 똑똑한 악당 로키를 등장시키고, 그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가 순식간에 정부 요원들을 농락하고, 그가 가진 무기가 방공호를 폭파합니다. 이렇게 상황이 다급하다는 것을 본 관객들은 한시라도 빨리 영웅들이 뭉쳐야 한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차례차례 등장하는 영웅들은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었고, 말 한 마디 할 때마다 갈등을 일으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평범한 사람 6명을 모아놓아도 갈등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 6명이 대부분 초면이고, 반강제로 불려왔으며, 모두가 뛰어난 능력을 지닌 탓에 자부심이 강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힘을 합칠 수 없을 것 같은 6명이지만, 그들은 결국 팀이 됩니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각자 다르긴 하지만 분명히 '힘'을 가지고 있었고, 그 힘을 '올바른 일'에 쓰려는 의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외계인 군대가 쳐들어오고 시민들이 공격을 당하는 때가 오자, 그들은 각자의 고집을 버리고 힘을 합치게 됩니다. 그리고 각자의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외계 군대와 로키를 물리칩니다. 전혀 달라보여도 결국 그들은 '히어로'입니다.
세상에는 이렇게나 다른 영웅들이 존재할 수 있고, 그들은 수많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히어로'라는 공통점 하나만으로 뭉칠 수 있으며, 그들이 진심으로 협력하면 더욱 큰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 사실이 <어벤져스>가 단순히 여섯 히어로들이 뭉치는 영화가 아니라 독립적인 슈퍼히어로 영화로서 개성을 갖게 된 이유입니다.
아쉬운 점도 많이 존재합니다. 서로 다투던 히어로들이 힘을 합치게 되는 과정이 조금 엉성합니다. 콜슨 요원의 죽음이 계기가 된다고 하지만, 사실 히어로들은 콜슨 요원과 별로 친하지도 않았습니다. 차라리 닉 퓨리가 죽었다면 모를까, 콜슨이 죽었다고 히어로들이 그렇게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사상 최강의 드림팀이 맞서 싸워야 하는 강대한 적인 치타우리 군대가 별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 못합니다. 이름은 군대라고 하는데 그냥 보이는대로 쏴죽이고 때려부수는 괴물처럼 보일 뿐입니다. 그리고 조악한 CG 탓에 생김새를 알아보기 힘듭니다. 혹 당장 펜을 쥐고 치타우리 군대의 생김새를 떠오르는 대로 그릴 수 있는 분이 계신가요? 한 명도 없다는 데 내기 걸 수 있습니다.
이런저런 한계가 존재하긴 하지만, '슈퍼히어로 연합 영화'의 개념을 확실하게 세웠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 영화의 후속작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과, 이 영화를 따라한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살리지 못한 장점입니다. 그 영화들이 어떤 실수를 저질러서 <어벤져스>와 같은 명성을 얻지 못했는지는 추후에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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