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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아Q정전> - 더 이상 장난칠 때가 아니야 본문
제목은 알고 있어도 아무도 읽어보지 않은 책들이 많다. <아Q정전>도 그렇다. 제목만 알고 내용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도저히 잊을 수 없는 제목이니 그럴 법 하다.
<아Q정전>은 신해혁명 시기를 다룬 중국 소설이다. 그래서 '아Q'라는 이상한 이름의 주인공이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작가는 '아Q'의 이름을 한자로 쓰는 법을 모른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한자 대신에 Q라는 이름을 적은 것이다. 한자와 알파벳이 붙어있는 꼴은, 지금의 우리가 보기에도 웃긴데, 막 서양 문물을 받아들이던 중국에서는 얼마나 괴상망측하게 보였을까?
이름 그대로 아Q는 웃기는 인물이다. 아무런 재주도 없는 주제에 잘난 척만 심하다. 건달들에게 맞으면서도 속으로는 그들을 비웃는다. 남에게 빌어먹는 처지면서 세상 사람들을 두고 예절이 없다고 투덜댄다. 혁명이 뭔지도 모르면서 자신이 혁명가가 되겠다고 소리친다. 잘 알지도 못하는 일에 한 몫 끼겠다고 들이밀다가 엉뚱한 죄로 처형당한다. 완벽한 희극이다.
아Q의 온갖 멍청한 행동도 희극적이지만, 가장 극적인 장면은 따로 있다. 아Q의 죽음이다. 아Q는 자기가 왜 잡혀왔는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엉뚱한 대답을 해 죽는다. 무죄를 주장했으면 살 수도 있었는데, 평소 자신이 거물 범죄자라고 믿고 있던 탓에 스스로 죄인이라고 고백한다. 자기 죄를 인정하는 문서에 이름을 쓸 줄 몰라 동그라미를 그린다. 사형을 당하게 되자 '살면서 한 번쯤 목을 잘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한다. 현실 도피도 이쯤되면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조리돌림을 당하면서 총을 든 병사를 보고 나자 현실을 깨닫는다. 그때서야 갑자기 겁에 질린다. 사람 살려라고 소리친다. 무엇이 그에게 깨달음을 준 것일까? 명확한 이유는 없을 것이다. 누구나 죽음을 직면하면 본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 이상 장난을 칠 때가 아니라고.
아Q는 그걸 너무 늦게 깨달았을 뿐이다. 하루만 더 빨리 깨달았어도 아Q는 살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쓸데없는 자존심 때문에 현실을 부정하고 살았다. 자신은 밑바닥 인생이 아니라고 말이다. 자기는 남들과 다른 존재라고, 크게 될 사람이라고 말이다. 못난 사람은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라고 말이다. 그러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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