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의 영화 이야기

<알라딘>(애니메이션) -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 본문

영화 감상 이야기/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야기

<알라딘>(애니메이션) - 진정한 자유를 추구하는,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들

오늘의박쥐 2019. 7. 13. 19:51

일확천금을 꿈꾸는 도둑 알라딘은 자유를 찾는 공주 자스민을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자신의 신분으로는 공주와 결혼할 수 없다고 좌절한 알라딘에게 악당 자파가 접근합니다. 자파의 꾐에 넘어간 알라딘은 동굴에서 마법의 램프를 찾아냅니다. 램프의 요정 지니는 무엇이든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줍니다. 알라딘은 지니의 힘으로 왕자가 되는 대신에 지니에게 자유를 약속합니다.

<알라딘>의 등장인물들은 전부 '자유'를 원합니다. 알라딘은 하루하루 도망다니지 않고 풍족하게 사는 것을 원합니다. 자스민은 어디든지 돌아다닐 수 있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삶을 꿈꿉니다. 지니는 램프에서 벗어나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을 원합니다. 자파는 무엇이든 자기 뜻대로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원합니다. <알라딘>은 각자의 자유를 원하는 네 명의 인물이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적대하며 싸우는 동화입니다.

알라딘은 지니의 힘을 빌어서 부와 신분을 얻어냅니다. 이제 쫓겨다니지 않아도 되고, 자스민과 결혼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라딘은 그것이 자신의 힘이 아니라 지니의 힘이라는 것을 깨닫고 불안에 빠집니다. 원하던 것을 손에 넣었지만 알라딘은 자유로워지지 않았습니다. 자유란 남의 힘을 빌어서는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겁니다.

그리고 알라딘에게 진정한 성공을 가져다준 것은 부도 신분도 아니었습니다. 자스민의 사랑을 얻어낼 때도, 자파와 맞서 싸울 때도, 결국 진짜로 역할을 한 것은 알라딘 본인의 뛰어난 재치와 따스한 마음씨였습니다. 자스민은 알라딘이 왕자의 모습으로 나타났을 때는 관심도 주지 않았지만, 알라딘이 그녀의 생각을 존중하고 그녀가 바라는 것을 이루어주자 마음을 열었습니다. 알라딘이 자파와 맞서 싸울 수 있던 것은 지니 덕분이었습니다. 본래 지니는 명령받은 것만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자신에게 자유를 주려고 하는 알라딘의 마음씨에 탄복해서 진짜 친구가 됩니다. 그래서 규칙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계속 알라딘을 도와주며 자파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그렇게 알라딘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깨닫고 성장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지니와 자스민을 비롯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진정한 자유를 선사하며 같은 깨달음을 줍니다. 끝까지 힘에만 의존했던 자파는 알라딘의 부추김에 넘어가 스스로 파멸합니다. '진정한 힘은 내면에 있다', '자유는 힘이 아니라 마음가짐에서 나온다.'라고 하면 무척 진부한 주제의식으로 들리지만, <알라딘>은 주제를 직접 말하지 않고 생동감 있는 캐릭터들의 행동을 통해 재미있게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