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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메멘토> - 10분짜리 인생을 통해서 보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관계 본문
주인공은 10분 전의 기억을 잃는 기억상실증에 걸렸습니다. 주인공은 기억 대신에 메모를 남기고, 메모에 의존해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기억상실증에 걸리게 된 당일,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다닙니다.
이 영화는 결과를 보여준 다음에 원인을 보여주는 역순행적 구성입니다. 우선 주인공이 범인이라 여겨지는 남자를 죽이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상대가 범인이라고 확신합니다. 상대의 사진에 자기 글씨로 '이 자가 범인이다.'라고 적혀 있기 때문입니다. 상대는 주인공이 착각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상대를 믿지 않고 총을 쏩니다.
주인공은 자기자신이 남긴 기록을 믿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은 주인공의 메모가 맞는지 틀린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과정이 생략된 채 결과만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장면에서 영화는 주인공이 이곳에 이르게 된 10분 전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의 기억상실증 때문에, 그 상황 역시 10분 전의 상황을 모르면 여전히 이해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객들은 또 10분 전의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영화는 이런 식으로 10분 전을 계속 거슬러올라갑니다. 그렇게 원인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 원인의 원인도 밝힙니다.
관객들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왜 벌어졌는지 모릅니다. 주인공도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행동에 나서야 합니다. 당연히 주인공은 매우 당혹스러워 합니다. 관객들은 그런 주인공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메멘토>의 묘미입니다.
주인공에게는 또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미래의 자신이 할 행동을 결정할 수 없다는 겁니다. 지금 무슨 결정을 내리든 간에 10분 후에는 잊어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과거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미래를 결정할 수도 없습니다. 오직 현재의 행동만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큰 제약 속에서 주인공은 얼굴도 모르는 원수를 찾아내야 합니다. 골치 아픈 상황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도 미래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도 모르는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주고 있고, 자신도 알 수 없는 미래를 위해서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는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과거와 미래가 얼마나 현재와 깊게 얽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불과 10분의 인생밖에 살아가지 못하는 인간의 인생역정을 통해서 말입니다.
영화에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은 한 가지 뿐입니다. 왜 이렇게 심각한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정신병원에 갇히지도 않고 보호자의 감시도 없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느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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