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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 함께 싸우는 영웅의 탄생 본문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의 기원은 정반대입니다. 아이언맨은 '힘을 가진 인물이 올바른 마음까지 얻게 된 영웅'이라면, 캡틴은 '올바른 마음을 가진 인물이 힘까지 얻게 된 영웅'입니다. 그래서 <아이언맨>과 <퍼스트 어벤져>는 똑같이 영웅의 탄생을 다루는 데도 전혀 다른 스토리라인을 취합니다.
토니 스타크는 스스로 아이언맨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싸울 전장을 선택해서 출동했습니다. 스티브 로저스는 그럴 수 없습니다. 그는 국가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강화 보병입니다.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으로서 명령에 따라야만 합니다. 토니는 싸움을 끝내고 나면 편안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스티브는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그는 군인이고, 쉴 때조차 전장에서 쉬어야 합니다. 이렇듯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는 근본적으로 다른 시작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캡틴은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국가의 명령에 의해 참전한 전장이지만, 그곳에서도 캡틴은 같이 할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버키, 페기, 하워드, 그리고 하울링 코만도스 멤버들입니다. 그들은 캡틴이 싸울 이유가 되어줍니다. '나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다.'라는 동질감 덕분에 캡틴은 가혹한 환경에서도 힘을 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캡틴의 상징인 '성조기 방패'는 그야말로 캡틴을 위한 물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방패는 적을 공격하기 위한 흉기가 아니라 아군을 지키는 도구입니다. 적보다 아군을 생각하는 캡틴의 성격에 걸맞습니다. 성조기는 국가를 상징합니다. 스티브가 자신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조국의 모든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에 어울리는 문장입니다. 그래서 스티브는 '캡틴 아메리카' (미국의 대장)인 것입니다.
<퍼스트 어벤져>의 매력은 캡틴 아메리카만이 아니라 수많은 조력자들이 있기에 가능합니다. '미국의 대장'인 캡틴 아메리카는 결코 혼자일 수 없으며, 그가 대장으로서 이끌어야 할 미국인들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 점을 빠트리지 않고 충실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조악한 액션과 CG 기술에도 불구하고 만듦새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결말이 매우 아쉽습니다. 전우들의 힘을 모아 마침내 악의 축인 레드 스컬과 일대일로 맞붙게 되며 극이 절정에 달한 순간, 레드 스컬이 어이없게 자멸합니다. 캡틴이 그동안 치렀던 수많은 노력의 결실을 맺고 악당을 패퇴시켜야 마땅한데 말입니다. 그리고 캡틴은 폭격기의 추락을 막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합니다. 캡틴의 죽음에 슬퍼하는 동료들을 짧게 비추고는, 갑자기 70년 뒤에 깨어나 다시 홀로 남은 캡틴을 보여주면서 영화가 끝납니다.
캡틴이 그렇게 고생하며 싸웠는데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하고,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전우들도 모조리 사라진 세계에 남겨지는 것이 결말입니다. 후속작인 <어벤져스>와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에서 70년 동안 캡틴이 국가 영웅으로 존경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긴 합니다만, <퍼스트 어벤져>에서는 해당 내용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결말만 봐서는 '신념을 위해 죽어라 싸워봤자 아무 보람도 없다.'라는 허무함밖에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 영화가 아무리 <어벤져스>를 위한 프롤로그에 가까운 성격이라고 해도 이렇게 끝나서는 안 됐습니다. 캡틴의 노력과 희생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관객들에게 보여줘야 했습니다. 관객들을 엿먹이는 것이 제작진의 의도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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