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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어스> - '우리는 누구인가?'의 의미는? 본문
휴가를 떠나 해변 별장에 머무르는 한 가족. 그러나 주인공인 어머니는 이곳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한때 이곳에서 자신의 복제를 만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복제인간이 자신을 덮칠 것 같은 예감을 느끼는 어머니. 그녀의 걱정을 망상으로 여기는 아버지. 둘이 갈등하는 와중에 아들이 밖을 가리켜 말합니다.
"밖에 누가 있어."
밖에 서 있는 것은 한 가족. 그들은 붉은 옷을 입고 나란히 서 있습니다. 아버지가 그들을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어머니와 딸, 아들은 불안해하지만 아버지는 별일 아니라 생각하고 문을 나섭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냐고 소리치고, 금속 배트도 휘둘러 보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아버지도 불안해지려는 찰나, 갑자기 그들이 집 안으로 들이닥칩니다. 가차없이 폭력을 휘두르는 그들에게 가족은 꼼짝없이 당합니다. 거실까지 발을 들이고는 당당하게 소파에 앉는 그들. 그 가족은 주인공 일행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건... 우리잖아."
그렇게 '우리'와 똑같은 자들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어스>는 <겟 아웃>으로 유명한 조던 필 감독의 신작 영화입니다. '어스(us)'는 영어로 '우리'라는 뜻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복제인간들이 우리를 공격한다는 내용의 공포영화입니다.
<겟 아웃>에서 공포의 대상은 유령이나 악마 같은 초자연적 존재가 아니라, 어떤 초능력도 없는 평범한 인간이었습니다. 이번 <어스>도 마찬가지입니다. 붉은 옷을 입은 복제인간들은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저주를 내리지도 않고, 염동력으로 팔다리를 꺾어놓지도 않고, 좀비처럼 우글거리거나 괴수처럼 무시무시한 이빨을 들이대며 우리를 잡아먹지도 않습니다. 그저 우리와 똑같이 생겼을 뿐입니다.
그런 복제인간들이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요? 언뜻 말이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직접 보면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굉장히 꺼림칙한 대상이란 사실을요.
영화 속 복제인간들에게 주목해야 할 점은, 그들이 '집'으로 쳐들어 온다는 겁니다. (엄밀히 말하면 별장이었지만, 어쨌든 '가족이 머무는 주거 공간'이니 집으로 칩시다.) 그들은 일반적인 슬래셔 무비의 살인마들처럼 뒷문으로 잠입하거나, 복도에서 발소리를 죽이며 다니지 않습니다. 현관으로 당당하게 걸어와서 열쇠로 문을 따고, 마치 '자기 집'이라도 되는 것처럼 거실을 차지합니다. '우리'를 죽이고, '우리의 집'에서 마치 '우리'처럼 행동하고, '우리'의 물건을 차지합니다. 이것이 <어스>라는 영화의 공포입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이것이 영화의 캐치프레이즈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일반적인 답은 '친구, 가족, 조국, 인류' 등일 겁니다. <어스>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주인공들을 뜻할 수도 있지만, 주인공들과 똑같이 생긴 복제인간들일 수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만듭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라는 말은 '내 편'을 뜻하며, 따라서 듣는 사람에게 매우 안정감을 주는 말입니다. 그러나 <어스>는 '우리'를 공포의 대상으로 바꿔 버립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우리'가 뭔지 알 수 없게 만듭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그 말의 의미가 뭔지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복제인간들이 '우리'의 집에 들어와 있다. 이 상황이 어째서 무서울까요? 왜냐면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운'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리와 똑같은 얼굴을 하고 똑같이 행동하며 당당하게 집을 활보합니다. 마치 '처음부터 자기 것인 마냥' 말입니다. 그 위화감이 우리에게 위화감을 주는 것입니다. 만약 단순히 강도가 들어서 가족을 죽이고 집을 차지한다면, 그 상황에 분노는 느낄지언정, 위화감은 없을 것입니다. 그것은 '빼앗긴 것'입니다. 그러나 <어스>에서 자기의 원본의 집을 차지한 복제인간들에게서 그런 느낌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그들은 마치 그것들이 '원래 자기 것'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영화가 전달하는 공포입니다. '우리'의 것이 원래 다른 사람의 것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영화의 마지막 반전의 의미가 이해가 가실 겁니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정말 믿을 수 있는 존재인가? 우리가 갖고 있는 것들은 정말로 '우리'의 것인가? 그것이 <어스>를 통해 조던 필 감독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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