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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크로스 게임> - 아다치 미츠루가 낳은 최고의 만화 본문
일본 80년대를 풍미한 만화가 아다치 미츠루. 그의 최고 작품이라고 하면 다들 주저없이 <터치>, <H2>, <러프>를 꼽습니다. 그리고 그딴 거 제가 알 바 아닙니다. 아다치 최고의 만화는 <크로스 게임>입니다. 반론 안 받습니다.
<크로스 게임>의 주축은 3명입니다. 코우, 와카바, 아오바. 코우와 와카바는 서로 좋아하는 소꿉친구. 와카바와 아오바는 사이좋은 연년생 자매. 그리고 와카바를 사이에 둔 코우와 아오바는 항상 싸우는 사이입니다. 결국 와카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삼각관계인 셈입니다. 그리고 그 와카바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갑자기 사고로 죽어버립니다. 3명의 연결고리였던 사람을 잃어버린 채, 코우와 아오바는 4년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둘 다 야구부에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다시 시작됩니다.
와카바가 살아서 나오는 분량은 전체의 10분의 1도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크로스 게임>의 주축은 와카바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코우와 아오바의 사이의 연결고리는 와카바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 점이 <크로스 게임>의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둘은 항상 와카바를 사이에 두고 싸우고 있던 관계지만, 역설적으로 이제 둘이 와카바의 추억을 공유할 상대는 서로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둘은 와카바의 추억을 좇으면서 서로를 찾게 됩니다.
그렇다고 와카바의 죽음을 계기로 둘이 화해하고 함께 추억담을 나누며 화기애애하게 연애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둘은 여전히 와카바를 사이에 두고 싸우고 있습니다. 둘이 함께 하는 것은 그저 와카바의 마지막 소원, '코우와 아오바가 함께 갑자원에 가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둘은 오직 그걸 위해서 같이 할뿐이고, 그렇지만 않으면 서로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고 투덜댑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와카바의 추억을 좇아도, 죽은 사람은 당연히 돌아오지 않고, 그래서 와카바 대신에 서로를 더욱 갈구하게 됩니다. 와카바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은 코우와 아오바이기 때문입니다.
이 둘의 관계는 모순으로 가득합니다. 둘 다 와카바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서로를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와카바의 추억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둘은 서로 가장 좋아하는 상대가 될 수 없습니다. 둘 사이가 가까워질 수록, 둘의 사이에서 와카바의 존재가 더욱 커지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복잡무쌍한 관계입니다만, 결국 '죽은 사람을 이길 수는 없다'라는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 죽은 사람이 양쪽에게 사랑받았다는 것이 특이한 점이고 말이지요.
서로 싫어하기 때문에 가까워질 수밖에 없고, 서로 가까워질 수록 거리감을 확인하게 되는 관계. 영원히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관계지만, 사랑 이야기인 이상 어딘가에서는 끝이 나야합니다. 이 앞뒤 안 맞는 이야기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 이 이야기는 아다치 미츠루가 만든 그 어떤 이야기보다 더 흥미롭고, 그래서 <크로스 게임>은 그의 최고 걸작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크로스 게임>이 완성도 높은 만화는 아닙니다. 조연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낭비하고 있고, 상당수 내용이 <터치>의 재탕이며, 코우와 아오바의 사랑 이야기도 완벽하게 마무리 짓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첨예한 드라마를 보여준 작품이기 때문에 저에게는 가장 소중한 만화입니다. 코우와 아오바 같은 커플의 이야기는 앞으로 100번이고 1000번이고 더 읽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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