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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쉰들러 리스트> - 사소한 친절을 베푸는 것만으로, 사람은 성자로 변할 수 있다 본문
2차 세계대전의 유대인 문제를 다룬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입니다. 수용소에 갇힌 유대인들을 이용해 사업을 하다가, 나중에는 유대인들을 구해낸 쉰들러라는 사업가의 이야기입니다. 쉰들러는 실존인물입니다. 영화의 내용도 대부분 실화가 바탕입니다.
영화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을 빼고는 전부 흑백입니다. 마치 실제 기록인 것 같이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영화의 내용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합니다. 감정을 고조시키는 긴박한 음악이나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연출 같은 것은 배제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이 학대당하는 장면도, 쉰들러가 그들을 구하는 장면도, 스펙터클한 느낌 없이 그저 담담한 느낌으로 나옵니다. 이런 방식은 자칫 지루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세심하게 준비된 세트장, 상황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촬영 구도를 이용하여 영화는 수용소의 삶을 풍부하게 담아냅니다. 그리고 당시 유대인 수용소의 실상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의 내용에 충격받고 전원을 끄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런 영화의 분위기에 어울리게도 쉰들러라는 인물 역시 담담합니다. 그는 유대인 문제에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유대인 홀로코스트에 동참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반대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에게는 수용소가 값싼 인력 양성소처럼 보였습니다. 그는 완벽한 자본주의의 화신이었습니다. 돈이 된다면 뭐든지 합니다. 사람을 구하는 것도, 부려먹는 것도 말입니다.
본인에게 그럴 의도가 없었는데도, 유대인들에게 쉰들러의 행동은 한 줄기 희망이었습니다. 쉰들러는 자기 공장에서 일하는 유대인들이 학대로 인해 힘을 못 쓰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곳에서는 다른 수용소보다 훨씬 인도적인 삶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쉰들러의 공장에 들어가기를 원했습니다. 쉰들러는 어느새 유대인들의 희망이 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는 유대인들의 구세주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유대인들을 내칠 정도로 잔혹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는 점차 많은 유대인들을 학대에서 구해냅니다.
쉰들러는 이타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유대인들을 증오하지 않았을 뿐이고, 자기 손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남을 도울 정도로 상식적인 사람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유대인들에게는 구원이었습니다. 쉰들러는 자신을 의지하고, 자신에게 감사하는 유대인들을 보게 됩니다. 그는 그것에 아무 감정도 못 느낄 만큼 매몰차지도 못했습니다. 그래서 독일의 패망이 다가오고 공장을 폐쇄해야 할 시기에 이르러, 쉰들러는 마침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유대인들을 구해낼 마음을 먹고 맙니다. 그저 양심의 가책을 이기지 못한 것뿐이었지만, 그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한 위대한 업적이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남을 돕기 위해 살아가는 성자만이 사람을 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손이 닿는 곳에서, 자신의 양심이 따르는 만큼만, 자신의 눈에 보이는 사람만 구해도, 그것은 충분히 영웅적인 행동입니다. 어느날 갑자기 개과천선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기회가 있을 때 사소한 친절을 베푸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나에게는 사소한 친절이어도 상대에게는 커다란 희망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쉰들러 리스트>는 냉철한 사업가가 이타적인 성인으로 변할 수 있던 이유를 사실주의적인 화법으로 설명해주는 명작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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