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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쥐의 영화 이야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요괴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는 소녀를 통해 보여주는, 미야자키 하야오 최초의 '인간 찬가' 본문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 요괴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가는 소녀를 통해 보여주는, 미야자키 하야오 최초의 '인간 찬가'
오늘의박쥐 2019. 6. 7. 00:32인간 소녀 치히로는 우연히 요괴의 영역에 발을 딛고 맙니다. 요괴의 영역에서 인간은 살아갈 수 없고, 그래서 치히로는 요괴의 삶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그녀는 인간 세계의 이름 '치히로' 대신에 '센'이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요괴 세계의 주민으로서 쓰이는 이름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매력은 수많은 요괴 캐릭터들에 있습니다. 인면거미인 가마 할아범, 추악한 노파 유바바, 그림자 같은 존재인 가오나시 등등. 온갖 기괴하고 흉측한 요괴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뽐내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어떤 생물하고도 닮지 않은 요괴들이 생동감 있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이를 그려낸 스튜디오 지브리의 무한한 상상력과 엄청난 제작 능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요괴들은 흉측하게 생겼고, 성격도 나쁩니다. 거칠고, 제멋대로고, 탐욕에 물들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을 싫어합니다. 아직 인간 냄새를 벗지 못한 '센'은 환영받지 못합니다. 그래도 센은 인간 세상에서 살아온 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처음 보는 손님에게도 친절하게 대하고, 위험에 처한 이들을 돕고, 불쌍한 어린아이를 돌봅니다. 다들 센을 싫어하던 요괴들은 점차 센을 인정하고 호의적으로 대하게 됩니다.
센은 잘난 것 없는 인간 소녀입니다. 강하지도, 예쁘지도, 똑똑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평범한 아이가 무시무시한 요괴들 틈바구니에서 살아가는 것을 불가능할 것만 같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해냅니다. 요괴들이 탐욕과 아집 때문에 몸을 사릴 때, 인간인 센 혼자서 손 붙이고 나섰기 때문입니다. 그녀만이 항상 자기 일을 해내고, 남을 돕는 '인간다움'을 보였습니다. 요괴들은 처음 받아보는 호의였고, 그래서 센은 그들의 인기스타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계속 '센'이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끝까지 해낼 수 있던 이유는, 자신이 '치히로'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요괴 세상의 '센'이 아니라 인간 세계의 '치히로' 말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처음으로 만든 '인간 찬가'입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먼저 기상천외한 요괴들의 세상을 보여줘서 관객들을 공포에 빠지게 만들고, 아무 잘난 점 없는 소녀가 오직 '인간다움'을 잃지 않은 것만으로 그 세상을 빠져나오는 광경을 보여줍니다.
치히로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나우시카나 <모노노케 히메>의 아시타카처럼 우아한 캐릭터는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객들이 훨씬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그저 성실한 태도와 사소한 친절,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 잊지 않는 자세. 그것만으로도 인간은 충분히 영웅이 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적대적인 자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아남고, 마침내는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 말입니다. 그런 치히로의 마음씨에 공감하는 분이라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마치 자신의 이야기인 듯이 즐겁게 볼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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