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상 이야기/디즈니 애니메이션 이야기

<코코> - 죽은 자들의 세상을 일깨워주는 미술의 힘

오늘의박쥐 2018. 12. 13. 22:39

디즈니 영화 <코코>를 봤습니다. 이전부터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 마침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했더군요.

좋은 영화였습니다.

음악가가 되려는 꿈을 가진 소년 미구엘. 그러나 가족은 집안의 전통에 따라 음악을 금지합니다. 자신의 고조부가 음악가라는 사실을 알게 된 미구엘은 고조부의 기타를 훔치다가 저주를 받아 죽은 자의 세계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조상들을 만납니다. 저주를 풀려면 가족의 축복을 받아야 하지만, 조상들은 하나같이 음악을 그만두지 않으면 저주를 풀어주지 않겠다고 말하고, 미구엘은 고조부라면 자기 꿈을 인정해줄 것이라고 믿고 사후세계를 탐험합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배경미술입니다. 사후세계라고 하면 흔히 음침한 분위기를 연상시키지만, 이 영화에서는 오히려 현실세계보다도 아름답고 휘황찬란한 곳으로 묘사됩니다. 상영 시간 내내 사후세계의 아름다운 풍경이 관객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그 아름다운 세계에 미구엘의 조상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해골의 모습을 하고 있고,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그들은 우리가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만난 적이 없을 뿐인지요. 우리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사람들이니까요.


이 영화에는 좋은 점들이 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훌륭한 점은, 바로 우리에게 죽은 자들을 친숙하게 느끼게 만들어주는 점입니다. 죽은 자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사회를 이루고 있고, 보이지 않지만 우리 곁에 있다는 것. 그것을 아름다운 배경 미술과 흥미로운 캐릭터 설정으로 풀어나갑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잊고 지내던 죽은 자들을 다시 기억하게끔 해줍니다.

저도 돌아가신 우리 할아버지와 외할머니를 기억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